SnapShot 파주 헤이리마을(feat. 건축사진)

2020. 5. 4. 09:00사진 이야기/스냅샷

말로만 듣던 곳을 드디어 갔다. 바쁘지 않지만, 바쁜 일상. 파주 헤이리마을은 코로나19로 멈춰진 이 세상속에서도 사람이 북적거렸다. 다들 참다참다 참지 못한 발걸음이었을 듯하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조심스러웠지만, 잠시나마 산책하고 싶었다. 마스크를 꼼꼼히 확인하고 파주 헤이리마을에 내렸다.

예술가들이 모인 곳이라 잔뜩 기대했다. 처음 이 마을이 생긴다고 했을 때부터 소식을 들었지만, 10여 년이 지나 도착한만큼 기대감이 컸다.

간판이 깔끔하고 귀여워서 한 컷.

입구에 주차하고 메인 루트를 따라 크게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가구, 공예, 전시 등 다양한 공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예술(?)스러운 느낌이 적었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것보다 카페가 많았다. 그다음은 편집샵이 많은 듯했다. 예술인들만의 독특함(?)을 기대했던 것은 무리였을까. 더군다나 몇몇 곳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로 임시로 닫기보다 아예 없어진 공간들도 꽤 많았다.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고 있던 핸드메이드 샵.

예술인마을이라기보다 독특한 상점들을 모아둔 아울렛단지 같았다. 몇몇 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자신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고 계셔서 예술인마을 같은 느낌을 조금이나마 받았다. 실제로 여기서 예술 작업하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궁금하다.

뭉특한 파벽돌과 아치형 창문이 인상적이었던 건물. 후에 나도 집을 짓는다면 저 벽돌을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유니크한 느낌을 받았다.
커피와 가구 상점을 동시에 운영하던 곳에 잠시 들렸다.
비교적 유명한 카페 중 한 곳에 들어가서 잠시 쉬었다.

4시간 남짓 둘러본 느낌은 '실망'이었다.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후 모습 같다. 상업화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10년 만에 다시 갔던 통영이 상업화돼 안타까워했던 마음과 같다.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상권이 뜨면 너도나도 뛰어들어서 결국 순수한 모습은 지워지고, 거대자본이 들어서며 그 지역만의 특색을 잃어버리는 현상. 들뜬 마음이 씁쓸한 마음으로 바뀌는 건 오래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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