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흐를 줄 알았던 물

2016. 3. 28. 07:00마음 이야기/생각



돌아보니 굉장히 이기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관계. 결국은 나의 무지와 이기적인 마음으로 그 관계를 끊어버렸다.


우연히 같은 반이 되었고, 친구의 친구로 친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필연인듯 바로 옆 짝꿍이 되었고, 서로의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감정에 서툴렀던 나의 마음에도 불꽃은 일어났고, 땅을 보던 수줍음을 이겨내고 하나의 꽃을 피워냈다.


서로의 발을 맞추어 걷기 연습을 시작했다.

분홍 꽃밭에도 가보고, 노란 꽃밭에도 가보았다. 우린 어딜 가든 서로의 물이 되주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강풍속에서도 서로 안고 이겨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앞으로 가다보니 무지개 꽃밭이 보인다.

형형색색의 아름답고 찬란하게 보이는 그 모습들이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다른 꽃들에게도 물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떨어졌다.

그러나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물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차피 내가 피운 꽃이니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꽃잎이 떨어지고, 꽃술마져 고개를 숙였다.

내가 피웠다고 생각한 꽃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피운 것임을 너무나 늦게 알았다.

내가 주었다고 생각한 물은 내 것이 아니었음을.


나는 물을 받기만 했었음을 뒤는게 알게 된다.

그런 줄도 모르고 다른 꽃들에게 나의 것인 마냥 나누어 주고 있었음을.


강산이 변한다는 횟수가 되니, 참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랑을 받을 줄만 아는 아이에게 주기만하다 끝났으니, 얼마나 서운한 감정이 들까.

후회하지 않는다 말을 했던 그 한마디 속에 들어 있던 배려가 나를 위한 마지막 배려였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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