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지오디

2015. 12. 17. 23:09마음 이야기/생각

나는 god가 풀어내는 음악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어릴 적 듣던 음악의 대부분이 god여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거짓말'이라는 곡으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유독 매 앨범마다 듣게된 유일한 가수이다.

최근 불후의 명곡에 나와서 다시 이슈가 된 '촛불하나'는 당시 나에게도 힘이 되었다.

어린 나였지만, 나름대로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있었기에.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않게

내가 너의 손잡아 줄게'


그리고 나온 4집 앨범 속 '길'이라는 노래는 god 노래 중 내가 가장 애착이가는 노래이다.

god 멤버들의 고민이 담겨있는 노래이지만, 이는 듣는 나에게도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어 준 곡이다.

나의 자아?가 형성될 시기에 많은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한 곡이었고 나름 건설?적인 생각을 시작하게한 곡이었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길'이 애착이 가는 노래 중 하나라면, 6집에 있는 노래인 '한구석에'라는 노래는 제일 많이 들은 노래일 듯 하다.

god의 앨범이지만 리드보컬인 김태우 혼자 다 부른 노래이다. 근데 그것보다 가사가 참 좋았다.

누군가에게나 첫 사랑이 존재하다. 그리고 맛 본 이별은 참으로 슬프다.

이 때 속으로 많이 불렀다. 


'한 구석에 아직 너의 기억들을 계속 간직한 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사랑해그건 말이 안돼 난 그렇게 안돼

떠난 너의 가슴 속에 너와 나의 기억들 모든게

추억으로 예쁘게 남았다면 나의 가슴엔 추억이 아직 사랑인데'


아. god 노래 중에 이상한 곡이 하나있다.

어릴 때 들었을 때에는 굉장히 무서운 노래였다.

그러나 지금 들어보니 굉장히 사회적인?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곡은 3집 '134-14'이다.

'경기도 가평 하판리 134-14'라는 주소는 집주소 이외에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주소일게다.

그러나 가사와 곡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사실은 꽃동네 주소이다.


'뒤를 봐 뒤를 봐 아랠 봐 아랠 봐 저기 아무도 보지않는 어두운 그늘 속을 봐

사람이 있다 영혼이 있다 우리와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 버려져 있다

....

여긴 어디인가 사람 사는 세상 맞나 도대체가 눈길 한번 주질 않아

여기 저기 둘러봐도 거기가 거기인지 여기가 저기인지

어쩜이리 모두가 똑같은지 외면하고 돌아서고 버려진 이들에게도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꿈 있는 사람들이고 도무지 이해가 안가

그렇게 힘이 드나 더럽고 어두운 이곳이 진정 같은 세상 맞나'


그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들은 god가 풀어내는 가족이야기이다.

'어머님께', '우리가 사는 이야기' 그리고 이번 싱글에 있는 '웃픈 하루'까지.

아무리 2000년대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이 부분을 모르는 친구들은 없을 것 같다.

god가 국민그룹이 되는 것에는 '육아일기'가 큰 역할한 것이 사실이지만,

'어머님께'라는 곡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당시 자녀들과 함께 육아일기를 보던

모든 어머니들의 귀에도 들렸기에.

우리집은 짜장면 대신 치킨이었다. 내가 어릴땐 우리 부모님도 젊었을 때셨다.

치킨이 싫으실 수가 있었을까..

어린 맘에도 그 생각이나서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들게한 노래이다.

우리가 사는 이야기와 웃픈 하루는 가사도 가사지만, 뮤직비디오가 참 인상적인 노래이다.


'사랑한단 말 고맙다는 말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채 살다가 이제서야 늦었지만

숨기지 않고 말할게

소중한 사람 지켜줄 그 사랑

내 옆에 늘 같은 자리에 있단 걸 몰랐었던 바보 같던

우리가 사는 이야기'


god의 노래도 다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전부 사랑이야기다.

그러나 많은 기교 없이 누구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god 특유의 멜로디가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감정과 상황을 솔직하게 녹아내는 가사들이 이를 뒷받침 하는 것 같다.

사랑노래 뿐 아니라 자기반성적인 노래들도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는 멜로디가 참 좋다.

이를 써놓고보니 서태지가 왜 팬이 많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Come Back Home'이라는 곡을 불렀을 때 많은 가출청소년들이 돌아 왔다고 하는데,

이 느낌은 내가 '길'이라는 듣고 느꼈을 고민과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내 나이 아래 또래들에게 물어보니 이 아이들은 동방신기가 그렇다고 한다.

그보다 더 아래 또래들에게 물어보니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내 위에 형 누나들은 대부분 서태지가 그렇다고 한다.


돌아보니 청소년시기에 듣게 되는 곡들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만약 내가 그 당시 이상한? 음악들을 들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문득 걱정이 든다.

요즘 아이돌 노래들은 너무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다(심지어 욕까지).

물론 나 당시에도 자극적인 노래들이 있었겠지만.. 그리 대중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슬아슬 수위를 넘나드는 노래들이 많다.

노래.. 라기 보다 춤을 추기위한 부가적인 수단인 노래들도 많게 느껴진다.


아무튼..

나는 팬클럽을 가입하지도 않은 팬이지만,

god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팬클럽은 가입되어 있진 않아도,

나는 god의 팬인 '팬지오디'라고 스스로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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