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 Apple AirPods Bluetooth Wireless Earphone

2019. 2. 4. 17:45IT 이야기/모바일

나의 첫 이어폰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카세트 플레이어 마이마이의 번들 이어폰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핸드폰에 딸려오는 번들 이어폰이었고, 첫 스마트폰인 삼성 옴니아폰(일명 옴레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교회에서 웅장한 오르간 소리를 듣고 음향에 귀가 틔였다. 이것이 소리인가! 슈어의 SE112를 사며 중저음과 공간감이 무엇인지 알았고, 오디오테크니카의 CM7-Ti를 쓰며 중음과 고음의 타격감을 느꼈다. 전역 후 이어폰에 대한 욕심은 컸으나, 주머니 사정으로 아이폰의 번들 이어폰인 이어팟으로 연명(?)했다. 번들 이어폰 치곤 준수한 성능을 나타낸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픈형을 선호하는 점도 한몫했다.



사실, 이 글의 주인공인 에어팟을 구매하기까지 사실 슈어, JBL 등 여러 이어폰을 구매했다. 마음에 드는 이어폰이 없어 이어팟을 다시 들고나는 것이 일상이었다. 에어팟도 고민이었다.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사야 하는지... 또, 그 성능이 이어팟보다 못하다고 하는 시점에 굳이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지를 나는 심히 고민했다. 그런데 웬걸. 막상 구매하고 사용해보니 성능보단 편리함에 반해 지금껏 사용 중이다.




이어팟이 자꾸 손에 들렸던 이유를 알았다. 내가 사무실과 집 안에서 가만히 음악을 듣는 시간보다 출·퇴근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거나 시간 때우는 용도로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단 사실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차음성이 너무 좋으면 아침에 무심코 졸다 내릴 역을 지나칠수도 있고... 



음질 면에서는 여타 수많은 객관적, 주관적 사실들이 말해주듯 한계선이 보이는 에어팟이다. 그럼에도 요즘 너도나도 콩나물대가리를 달고 다니는 이유는 동일했고, 나도 그러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케이스는 주머니와 가방에 넣어도 부담 없다. 선이 꼬이거나, 때가 탈 염려도.



최대 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15분만 충전해도 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최근 음악을 듣는 내 패턴이 길지 않았기에. 충전 케이스 사용 시 24시간까지 들을 수 있다니, 내 경우 한 번이나 두 번 충전으로 일주일을 나는 셈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이어팟과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다. 부착여부를 인식하는 센서와 하단에 마이크가 들어간 것 빼곤 기본 디자인도 동일하다. 



6개월째 사용 중인 현재, 만족감이 크다. 물론 음질(?)의 면에선 다소 아쉬움이 있다. 노이즈 캔슬링이 없어 오픈형임을 감안해도 주변 소리가 실시간으로 들리고(주변에 민폐 될 정도로 크게 듣는다면 모를 수도...), 통화할 때 소리 주변 소리가 유입돼 상대방의 귀를 괴롭힌다. 순수 음악 감상용으로 산다면 뜯어말릴 정도다. 게다가 고질적인 아쉬움으로 케이스에 자석 부분에 철 가루가 붙는다는 점도 무작정 추천하기에 어려움을 준다. 아직까진 방수 케이스로 선방하고 있지만...



여러모로 나는 에어팟을 '편리함' 하나로 쓴다. 가격을 보면 다른 가성비 제품들이 넘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픈형'으로 제한한다면 선택지가 현저히 떨어진다. 게다가 나는 귀가 크진 않지만 보통의 여성분들처럼 작진 않다. 이어팟이 귀에 편했던 내게 부담 없는 무선 이어폰을 고르라면 당연히 에어팟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일듯싶다. 오픈형 무선 이어폰 중 제일 나은 것을 찾으라 한다면 거의 대부분 에어팟을 고르지 않을까. 


에어팟을 사고 난 후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귀에서 떨어지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떨어진 적이 없다. 이것은 케바케다. 같은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직접 에어팟을 건내주고 테스트하라고 한다. 사람마다 귀의 크기와 모양이 다르기에. 그래서 맞으면 사고 맞지 않으면 사지 말라고 한다. 에어팟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분이라면, 주변에 사용하는 친구에게 빌려서 꼭 테스트해보고 구매하길 권한다. 나처럼 잘 쓰는 사람도 많지만, 샀다가 되판 분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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